2008년 02월 12일
숭례문이 스러진 까닭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어찌보면 숭례문이 타없어진 것은 숙명이 아닐까 한다.
피의자의 사연을 잠깐 보았다. 뉴스에서는 그냥 짤막하게 '토지보상금' 이라고만 나왔었다. 응당 반응은 '저런 쳐죽일 인간. 돈 몇푼 때문에 국보 1호에 손을 대.' 였다. 그런데 뉴스를 보니 또 집에서 자신의 억울한 심경을 장문의 글로 남겨놓았더란다. 이전의 문화재 훼손도 그 때문이었지만, 아직도 그에게는 분노가 가라앉지 않은 것인게다.
어느 유명한 분의 블로그엘 가보니 숭례문이 주인이 없었기 때문에, '자신의 것' 이라는 의식적인 생각이 없고 그 때문에 그런 일이 발생했다고 적어놓으셨다. 전공이 인문학이시고 그게 그분의 직업인 것으로 아는데 분석은 놀라울 정도로 경제학적이다. 그래. 공적 재화에는 사적 재화와 다르게 외부성이라는 게 존재하니 이러한 '비극'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과연 숭례문이 '목초지' 같이 주인없는 재화일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70 먹은 세상을 살만큼 산 사람이 왜 600년 동안 이쪽저쪽으로 불손한 손길이 이땅 곳곳에 미쳤던 그 세월을 꿋꿋하게 버틴 서울의 상징물, 아니 이 나라의 상징물 중 하나에 불경한 짓을 할 생각을 하였을까?
그에게 있어 숭례문이 그렇게 하찮았을까? 내 생각은 오히려 그 반대다. 그가 열차테러도 생각했었다가 인명피해를 생각해 접었다는 글도 접했다. 그리고 그런 테러에 대한 생각을 접고 선택한 게 국보 1호 숭례문이다. 처음 접하고 어이없던 그 기사를 곱씹다보니 방화를 했다는 노인에 대한 측은함이 생겨난다. 그는 '시위'를 한 것이다. 그도 분명 숭례문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는 것이고, 아마 자신에게도 일정 부분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주는 상징이었을게다. 또한 그 특별함이 대한민국 모든 이들에게도 존재하기에 그것을 해했을 때 자신에게 돌아오는 불이익 또한 인지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목소리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더 크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이를 달성하는 수단이 방화가 되었던 것이다. 물론 그가 했던 시위의 결과물이 너무도 처참하기에 그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묻혀버릴 것이다. 비약을 좀 크게 하자면 '민주화를 위한 폭력시위'에서 '민주화'는 사라지고 '폭력'만 남은 꼴이다.
Hirshman은 정치과정에서 체제 안으로 자신의 의사가 투입될 수 있을 때에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외면을 해버리는 '합리적 무지'의 상황에 직면한다고 하였다. 이 때 일부는 자신의 의사를 체제에 알리기 위해 극단적인 수단을 사용할 수도 있는데 그것이 이른바 '거리의 정치'이다. 방화용의자는 '거리의 정치'를 한 것이다. 우리는 '합리적 무지' 아니 그냥 자신과 관련된 사안이 아니기에 그냥 눈을 감고 '뭐지?' 라고만 하고 있었다. 흡사 지하철에서 도움을 호소하는 앵벌이를 보고 지긋이 눈을 감듯이 말이다.
나는 여기서 방화용의자인 노인에게 선처를 해야 한다는 소리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그도 이러한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고, 그의 행위는 실정법에 위배됨을 차치하고라도 대한민국 사회의 도덕률에서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 다만 '숭례문'에만 집착하는 사람들을 탓하고 싶은 것이다.
만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숭례문을 개방하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문화재청과 문화관광부가 개방을 막거나 문화재 관리에 엄정할 것을 지자체에 요구하고 감독권한을 엄정히 행사했더라면 숭례문은 이렇게 어처구니없이 스러지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방화용의자가 된 노인의 '분노'가 사그라졌을까?
아니다. 아마 다른 곳으로 분출이 되었을 것이다. 어쩌면 그가 원래 생각했던 대중교통수단 등에 대한 테러로 이어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결국 숭례문은 스러질만한 까닭이 있었던 것이다. 600년 동안 외환을 견뎌냈지만, 그 이상을 이어가기에는 내우가 너무 컸다는 말이다.
아침 뉴스에 시민들의 인터뷰가 나온다. 어떤 노인이 말했다. 사회기강이 너무 흐트러져 있다고. 비슷한 말을 하고 싶다. 사회가 너무 막혀 있다고. 그 경직성이 조금만 풀어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보지만, 그게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피의자의 사연을 잠깐 보았다. 뉴스에서는 그냥 짤막하게 '토지보상금' 이라고만 나왔었다. 응당 반응은 '저런 쳐죽일 인간. 돈 몇푼 때문에 국보 1호에 손을 대.' 였다. 그런데 뉴스를 보니 또 집에서 자신의 억울한 심경을 장문의 글로 남겨놓았더란다. 이전의 문화재 훼손도 그 때문이었지만, 아직도 그에게는 분노가 가라앉지 않은 것인게다.
어느 유명한 분의 블로그엘 가보니 숭례문이 주인이 없었기 때문에, '자신의 것' 이라는 의식적인 생각이 없고 그 때문에 그런 일이 발생했다고 적어놓으셨다. 전공이 인문학이시고 그게 그분의 직업인 것으로 아는데 분석은 놀라울 정도로 경제학적이다. 그래. 공적 재화에는 사적 재화와 다르게 외부성이라는 게 존재하니 이러한 '비극'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과연 숭례문이 '목초지' 같이 주인없는 재화일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70 먹은 세상을 살만큼 산 사람이 왜 600년 동안 이쪽저쪽으로 불손한 손길이 이땅 곳곳에 미쳤던 그 세월을 꿋꿋하게 버틴 서울의 상징물, 아니 이 나라의 상징물 중 하나에 불경한 짓을 할 생각을 하였을까?
그에게 있어 숭례문이 그렇게 하찮았을까? 내 생각은 오히려 그 반대다. 그가 열차테러도 생각했었다가 인명피해를 생각해 접었다는 글도 접했다. 그리고 그런 테러에 대한 생각을 접고 선택한 게 국보 1호 숭례문이다. 처음 접하고 어이없던 그 기사를 곱씹다보니 방화를 했다는 노인에 대한 측은함이 생겨난다. 그는 '시위'를 한 것이다. 그도 분명 숭례문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는 것이고, 아마 자신에게도 일정 부분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주는 상징이었을게다. 또한 그 특별함이 대한민국 모든 이들에게도 존재하기에 그것을 해했을 때 자신에게 돌아오는 불이익 또한 인지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목소리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더 크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이를 달성하는 수단이 방화가 되었던 것이다. 물론 그가 했던 시위의 결과물이 너무도 처참하기에 그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묻혀버릴 것이다. 비약을 좀 크게 하자면 '민주화를 위한 폭력시위'에서 '민주화'는 사라지고 '폭력'만 남은 꼴이다.
Hirshman은 정치과정에서 체제 안으로 자신의 의사가 투입될 수 있을 때에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외면을 해버리는 '합리적 무지'의 상황에 직면한다고 하였다. 이 때 일부는 자신의 의사를 체제에 알리기 위해 극단적인 수단을 사용할 수도 있는데 그것이 이른바 '거리의 정치'이다. 방화용의자는 '거리의 정치'를 한 것이다. 우리는 '합리적 무지' 아니 그냥 자신과 관련된 사안이 아니기에 그냥 눈을 감고 '뭐지?' 라고만 하고 있었다. 흡사 지하철에서 도움을 호소하는 앵벌이를 보고 지긋이 눈을 감듯이 말이다.
나는 여기서 방화용의자인 노인에게 선처를 해야 한다는 소리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그도 이러한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고, 그의 행위는 실정법에 위배됨을 차치하고라도 대한민국 사회의 도덕률에서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 다만 '숭례문'에만 집착하는 사람들을 탓하고 싶은 것이다.
만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숭례문을 개방하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문화재청과 문화관광부가 개방을 막거나 문화재 관리에 엄정할 것을 지자체에 요구하고 감독권한을 엄정히 행사했더라면 숭례문은 이렇게 어처구니없이 스러지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방화용의자가 된 노인의 '분노'가 사그라졌을까?
아니다. 아마 다른 곳으로 분출이 되었을 것이다. 어쩌면 그가 원래 생각했던 대중교통수단 등에 대한 테러로 이어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결국 숭례문은 스러질만한 까닭이 있었던 것이다. 600년 동안 외환을 견뎌냈지만, 그 이상을 이어가기에는 내우가 너무 컸다는 말이다.
아침 뉴스에 시민들의 인터뷰가 나온다. 어떤 노인이 말했다. 사회기강이 너무 흐트러져 있다고. 비슷한 말을 하고 싶다. 사회가 너무 막혀 있다고. 그 경직성이 조금만 풀어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보지만, 그게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 by | 2008/02/12 14:40 | 雜文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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