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6월 22일
어느 시장주의자의 고백 - 쿠오바디스 한국경제
일단 재미있는 사실.
작년 '대운하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 난 교수님이 그런 입장을 취하실 거라곤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아는 '이준구 교수'는 말그대로 풀어쓴 '미시경제학'의 저자로, 꼬장꼬장한 동네에 계신 원칙주의자 훈장 어르신 이미지였기 때문.
그러다 '대운하 사건'이 터지고 어찌저찌해 이준구 교수님과 일면식도 갖게 되었는데, 결국 내가 처음 생각했던 그 이미지가 대체로 맞다. 교수님은 여전히 대원칙을 가지고 계시고, 그 원칙에 어긋나는 일들을 견디지 못하시는 듯 하다.
이번에 낸 '쿠오바디스 한국경제'도 그러한 당신의 성정이 드러나는 책이다.
대운하와 종부세 그리고 교육정책에 관해 당신의 비판적인 견해를 내놓으시고, 말미에서는 원래의 이미지인 '시장주의 주류경제학'의 입장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계신다.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주변을 살펴보았는데, 일단 근거가 너무 박약한 듯 해 실망했다는 반응이 상당수 있는 점에 놀랐다.
이 책은 대학 학부생 이상의 교육수준을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쓴 전공서적이 아니다. 따라서 어느 정도 눈높이를 조정할 수 밖에 없다. 만약 대운하 이야기를 하면서 '비용편익 분석' 에 대한 논의를 했다면 과연 독자들 중 얼마의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었을까? 또 종부세와 관련해 '투기적 수요'에 대한 미시경제학적 설명과 유량과 저량을 바탕으로 한 주택시장의 균형개념을 이야기했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해했을까?
나는 이책이 내 아버지 세대에게 읽혀져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이 책의 수준은 아직도 어렵다. 어렵풋하게나마 드러나는 재정정책의 방향성이나 주택시장과 관련한 수요 공급에 관한 논의는 초등학교 수준의 학력을 가진 분들이 상당수인 우리 아버지 어머니 세대에게는 여전히 쉽지 않은 논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점에 대해 각주 등을 이용해 친절히 설명했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시선이 본문과 각주로 분산되어 책을 읽는 동안 집중력이 떨어졌을 것이다. 이 부분은 집필자인 교수님이 직접 말씀해주신 사항이다.
다음으로 문제점이라고 지적되는 사항이 교수님이 논의하는 대운하나 종부세에 관한 이야기가 '유통기한'을 넘겨버렸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두가지 측면에서 반박해보고 싶다. 첫째로 마지막 편인 '시장주의자의 고백'을 제외하고는 정부정책에 관한 비판인데, 이는 모두 교수님의 (교육자라는 현재 교수님의 신분을 고려한다면)전문분야라는 것이다. 교수님은 정확히 미시경제학 중에도 재정학을 전공하셨고, 재정학은 주로 재정정책과 조세정책에 관한 논의를 전개한다. 대운하와 종부세는 거기에 걸맞는 주제들이다. 학자의 미덕은 적어도 자신이 알고 잘 알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논의를 전개하고 그외의 부분에서는 될 수 있는 한 말을 아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번째로 대운하와 종부세는 적어도 내가 아는 한에서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이다. 대운하는 4대강 정비사업이라는 바뀐 이름으로 아직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종부세는 아직 대체세원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과연 상황이 이런데 이들이 '유통기한'이 지났다고 말할 수 있을까?
재미있는 것은 마지막 장인 '시장주의자의 고백'이 다른 장들과는 좀 이질적이라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교수님을 가리켜 '좌빨'이라고 매도하는 이들을 향한 당신의 항변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교수님은 사실 거짓말을 조금 보탠다면 '뼈 속까지' (폴 크루그먼이나 조셉 스티글리츠가 시장주의자인 것처럼) 시장주의자이다. 그런 교수님께 '좌빨'이라니! '좌빨'이라니! 그런 분들은 번거롭더라도 공부 좀 하고나서 교수님이 쓰신 미시경제학의 일반균형이론에 나오는 후생경제학의 1정리와 2정리를 곰곰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준구 교수님이 좌빨이라면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와 밀턴 프리드먼도 좌빨이어야 한다. 특히나 부동산으로 얻는 불로소득은 싸그리 세금으로 거두어들여야 한다고 주장한 밀턴 프리드먼은 악질 중 악질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은퇴하신 아버지에게 선물해드리고 싶은 책이었는데, 고민이 된다. 난 재미있게 읽었는데, 과연 아버지께서도 그러실지... 좀 더 고민해볼 일이다.

작년 '대운하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 난 교수님이 그런 입장을 취하실 거라곤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아는 '이준구 교수'는 말그대로 풀어쓴 '미시경제학'의 저자로, 꼬장꼬장한 동네에 계신 원칙주의자 훈장 어르신 이미지였기 때문.
그러다 '대운하 사건'이 터지고 어찌저찌해 이준구 교수님과 일면식도 갖게 되었는데, 결국 내가 처음 생각했던 그 이미지가 대체로 맞다. 교수님은 여전히 대원칙을 가지고 계시고, 그 원칙에 어긋나는 일들을 견디지 못하시는 듯 하다.
이번에 낸 '쿠오바디스 한국경제'도 그러한 당신의 성정이 드러나는 책이다.
대운하와 종부세 그리고 교육정책에 관해 당신의 비판적인 견해를 내놓으시고, 말미에서는 원래의 이미지인 '시장주의 주류경제학'의 입장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계신다.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주변을 살펴보았는데, 일단 근거가 너무 박약한 듯 해 실망했다는 반응이 상당수 있는 점에 놀랐다.
이 책은 대학 학부생 이상의 교육수준을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쓴 전공서적이 아니다. 따라서 어느 정도 눈높이를 조정할 수 밖에 없다. 만약 대운하 이야기를 하면서 '비용편익 분석' 에 대한 논의를 했다면 과연 독자들 중 얼마의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었을까? 또 종부세와 관련해 '투기적 수요'에 대한 미시경제학적 설명과 유량과 저량을 바탕으로 한 주택시장의 균형개념을 이야기했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해했을까?
나는 이책이 내 아버지 세대에게 읽혀져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이 책의 수준은 아직도 어렵다. 어렵풋하게나마 드러나는 재정정책의 방향성이나 주택시장과 관련한 수요 공급에 관한 논의는 초등학교 수준의 학력을 가진 분들이 상당수인 우리 아버지 어머니 세대에게는 여전히 쉽지 않은 논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점에 대해 각주 등을 이용해 친절히 설명했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시선이 본문과 각주로 분산되어 책을 읽는 동안 집중력이 떨어졌을 것이다. 이 부분은 집필자인 교수님이 직접 말씀해주신 사항이다.
다음으로 문제점이라고 지적되는 사항이 교수님이 논의하는 대운하나 종부세에 관한 이야기가 '유통기한'을 넘겨버렸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두가지 측면에서 반박해보고 싶다. 첫째로 마지막 편인 '시장주의자의 고백'을 제외하고는 정부정책에 관한 비판인데, 이는 모두 교수님의 (교육자라는 현재 교수님의 신분을 고려한다면)전문분야라는 것이다. 교수님은 정확히 미시경제학 중에도 재정학을 전공하셨고, 재정학은 주로 재정정책과 조세정책에 관한 논의를 전개한다. 대운하와 종부세는 거기에 걸맞는 주제들이다. 학자의 미덕은 적어도 자신이 알고 잘 알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논의를 전개하고 그외의 부분에서는 될 수 있는 한 말을 아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번째로 대운하와 종부세는 적어도 내가 아는 한에서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이다. 대운하는 4대강 정비사업이라는 바뀐 이름으로 아직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종부세는 아직 대체세원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과연 상황이 이런데 이들이 '유통기한'이 지났다고 말할 수 있을까?
재미있는 것은 마지막 장인 '시장주의자의 고백'이 다른 장들과는 좀 이질적이라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교수님을 가리켜 '좌빨'이라고 매도하는 이들을 향한 당신의 항변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교수님은 사실 거짓말을 조금 보탠다면 '뼈 속까지' (폴 크루그먼이나 조셉 스티글리츠가 시장주의자인 것처럼) 시장주의자이다. 그런 교수님께 '좌빨'이라니! '좌빨'이라니! 그런 분들은 번거롭더라도 공부 좀 하고나서 교수님이 쓰신 미시경제학의 일반균형이론에 나오는 후생경제학의 1정리와 2정리를 곰곰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준구 교수님이 좌빨이라면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와 밀턴 프리드먼도 좌빨이어야 한다. 특히나 부동산으로 얻는 불로소득은 싸그리 세금으로 거두어들여야 한다고 주장한 밀턴 프리드먼은 악질 중 악질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은퇴하신 아버지에게 선물해드리고 싶은 책이었는데, 고민이 된다. 난 재미있게 읽었는데, 과연 아버지께서도 그러실지... 좀 더 고민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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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9/06/22 22:16 | 濟界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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