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9월 24일
집시법 헌법불합치결정과 관련된 공법적 쟁점
오늘 헌법재판소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 제 10조(옥외집회와 시위의 금지 시간)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이 내려졌다.
결정문을 보지 못한 상태에서 결정 자체만으로 논의를 진행하는데 한계는 있지만, 일단 중요한 쟁점만을 추려보면
1. 야간옥외집회에 관련된 행정작용의 성격은 무엇인가?
2. 경찰법상 원칙과 관련하여 위배되는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은가?
3. 향후 관련 조항의 적용은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가?
정도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조금 자세히 살펴보자.
1. 집시법 10조의 내용은 '누구든지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에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집회의 성격상 부득이하여 주최자가 질서유지인을 두고 미리 신고한 경우에는 관할경찰관서장은 질서 유지를 위한 조건을 붙여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에도 옥외집회를 허용할 수 있다.' 이다. 본문은 야간의 옥외집회를 금지하고, 단서에서 꼬리표(부관 : 附款)로 질서유지인과 질서 유지를 위한 조건 하에 허용을 인정한다. 이는 이른바 '예외적 승인'이다.
법규정은 '된다. 하지만'의 구조를 통해 인정가능성을 내비치면서도 원칙적으로는 야간옥외집회를 금지하는 것이다. 이를 어기는 경우 벌칙규정인 22조 내지 24조를 두어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 위와 같은 야간옥외집회는 집회결사의 자유라는 헌법상 권리(헌법 제 21조 1항)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헌법에 의해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국가가 제한하는 행위가 정당화될 수 있는가? 이에 대해 우리 헌법 제 37조 2항은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국민의 모든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 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는 없다'
위 규정에 비추어보건대 기본권 제한은 일정한 한도 내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 이러한 원리를 가리켜 '과잉금지의 원칙'이라 한다(물론 이러한 원리가 과연 헌법조항을 통해 창설되는 것인지는 별론으로 한다.). 이러한 것이 경찰법 영역에서 하나의 원칙으로 자리잡은 바, '경찰비례의 원칙'이라 한다.
과잉금지의 원칙이란 과도한 수단, 객관적으로 관련성이 희박한 수단의 동원을 금지한다는(대포로 참새를 잡는 것 ; mit Kanonen auf Spatzen schiesst) 것이다. 그와 관련해 우리 헌재는 과잉금지원칙의 내용으로 목적의 정당성, 방법의 적정성, 침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을 들고 있다. 이에 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목적의 정당성이란 당해 법률이 말 그대로 정당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가를 가리킨다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방법의 적정성이란 법률이 소기의 목적의 달성을 위해 '사리에 맞는'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컨대 운전전문학원을 수료한 이들 중 일정비율 이상이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 원인 여하를 불문하고 해당 학원에 대해 운영정지나 등록취소를 할 수 있게 했다면 이는 사리에 맞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침해의 최소성이란 목적 달성을 위해 적절한 수단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기본권 침해는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아파트 빈집털이범의 범행을 순찰 중인 경관이 발견하여 그를 조준사격하여 현장에서 즉사시켰다고 한다면, 이는 범인의 생명권이라는 본질적인 권리를 근본적으로 침해한 과도한 기본권 침해로 침해의 최소성을 만족시키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법익의 균형성이란 목적 달성을 위해 적절한 수단으로 침해를 최소화 하였더라도, 그를 통해 달성하는 공익이 침해되는 이익보다 크지 않다면 이는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이다.
과연 집시법 10조는 위 네 가지 내용에 모두 부합하는가? 헌재의 결정이 위헌이 아닌 헌법불합치라는 것만 본다고 해도, 논란이 존재함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침해의 최소성과 법익의 균형성에 있어서 문제제기가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예컨대 문제가 된 지난해 촛불시위에 대한 경찰의 태도에 대해서는 과도하다는 여론이 상당했다. 이를 과잉금지원칙과 연결해 본다면 우선 해산과정에서 전의경들은 일반 시민을 무장하지 않거나, 폭력을 휘두르지 않았다 해도 구타, 폭행하는 경우가 상당했던 바, 이는 침해의 최소성에서 문제될 수 있다. 더불어 과연 집시법에서 보호하고자 하는 공익, 예컨대 야간의 교통혼잡 예방, 인근 상인들의 영업권 등이 집회결사의 자유라는 시민들의 기본권, 특히나 행정부의 공적 결정에 관한 투명성을 요구하는 시위에 대한 권리보다 크다고 할 수 있는가와 관련해 법익의 균형성이 문제될 수 있다.
헌재는 이와 관련해 침해되는 이익이 과도함과 법익의 불균형을 문제삼았을 개연성이 높다 하겠으며, 이러한 문제의식은 현대의 법치국가 원리가 20세기 초반까지의 형식적 법치에서 나아간 실질적 법치를 기본이념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타당하다고 하겠다.
3. 헌법불합치결정은 위헌결정과 달리 위헌의 효력이 즉각적으로 나타난다고 볼 수 없다. 법개정시한을 정하고, 그 이전까지는 당해 법률의 효력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검찰이 공소를 제기한 경우라고 한다면, 헌법불합치결정을 근거로 이러한 공소제기를 문제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것이 현 정부가 가진 민정분야에서의 국정운영기조와 관련되었다고 비난할 수는 있겠지만 말이다.
다만 적어도 현정부가 인식하는 법치가 초기 입헌국가의 '형식적 법치'였다면, 이에 대한 궤도수정을 하는 발판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는 전향적이라 할 것이다.
참고문헌 : 김성수, '행정법판례평론', 2006, 홍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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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째 계속 이런 글(?)이나 쓰고 있다. 그나마 저속한 내용은 없는 게 다행인가...
결정문을 보지 못한 상태에서 결정 자체만으로 논의를 진행하는데 한계는 있지만, 일단 중요한 쟁점만을 추려보면
1. 야간옥외집회에 관련된 행정작용의 성격은 무엇인가?
2. 경찰법상 원칙과 관련하여 위배되는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은가?
3. 향후 관련 조항의 적용은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가?
정도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조금 자세히 살펴보자.
1. 집시법 10조의 내용은 '누구든지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에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집회의 성격상 부득이하여 주최자가 질서유지인을 두고 미리 신고한 경우에는 관할경찰관서장은 질서 유지를 위한 조건을 붙여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에도 옥외집회를 허용할 수 있다.' 이다. 본문은 야간의 옥외집회를 금지하고, 단서에서 꼬리표(부관 : 附款)로 질서유지인과 질서 유지를 위한 조건 하에 허용을 인정한다. 이는 이른바 '예외적 승인'이다.
법규정은 '된다. 하지만'의 구조를 통해 인정가능성을 내비치면서도 원칙적으로는 야간옥외집회를 금지하는 것이다. 이를 어기는 경우 벌칙규정인 22조 내지 24조를 두어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 위와 같은 야간옥외집회는 집회결사의 자유라는 헌법상 권리(헌법 제 21조 1항)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헌법에 의해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국가가 제한하는 행위가 정당화될 수 있는가? 이에 대해 우리 헌법 제 37조 2항은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국민의 모든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 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는 없다'
위 규정에 비추어보건대 기본권 제한은 일정한 한도 내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 이러한 원리를 가리켜 '과잉금지의 원칙'이라 한다(물론 이러한 원리가 과연 헌법조항을 통해 창설되는 것인지는 별론으로 한다.). 이러한 것이 경찰법 영역에서 하나의 원칙으로 자리잡은 바, '경찰비례의 원칙'이라 한다.
과잉금지의 원칙이란 과도한 수단, 객관적으로 관련성이 희박한 수단의 동원을 금지한다는(대포로 참새를 잡는 것 ; mit Kanonen auf Spatzen schiesst) 것이다. 그와 관련해 우리 헌재는 과잉금지원칙의 내용으로 목적의 정당성, 방법의 적정성, 침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을 들고 있다. 이에 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목적의 정당성이란 당해 법률이 말 그대로 정당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가를 가리킨다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방법의 적정성이란 법률이 소기의 목적의 달성을 위해 '사리에 맞는'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컨대 운전전문학원을 수료한 이들 중 일정비율 이상이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 원인 여하를 불문하고 해당 학원에 대해 운영정지나 등록취소를 할 수 있게 했다면 이는 사리에 맞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침해의 최소성이란 목적 달성을 위해 적절한 수단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기본권 침해는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아파트 빈집털이범의 범행을 순찰 중인 경관이 발견하여 그를 조준사격하여 현장에서 즉사시켰다고 한다면, 이는 범인의 생명권이라는 본질적인 권리를 근본적으로 침해한 과도한 기본권 침해로 침해의 최소성을 만족시키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법익의 균형성이란 목적 달성을 위해 적절한 수단으로 침해를 최소화 하였더라도, 그를 통해 달성하는 공익이 침해되는 이익보다 크지 않다면 이는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이다.
과연 집시법 10조는 위 네 가지 내용에 모두 부합하는가? 헌재의 결정이 위헌이 아닌 헌법불합치라는 것만 본다고 해도, 논란이 존재함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침해의 최소성과 법익의 균형성에 있어서 문제제기가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예컨대 문제가 된 지난해 촛불시위에 대한 경찰의 태도에 대해서는 과도하다는 여론이 상당했다. 이를 과잉금지원칙과 연결해 본다면 우선 해산과정에서 전의경들은 일반 시민을 무장하지 않거나, 폭력을 휘두르지 않았다 해도 구타, 폭행하는 경우가 상당했던 바, 이는 침해의 최소성에서 문제될 수 있다. 더불어 과연 집시법에서 보호하고자 하는 공익, 예컨대 야간의 교통혼잡 예방, 인근 상인들의 영업권 등이 집회결사의 자유라는 시민들의 기본권, 특히나 행정부의 공적 결정에 관한 투명성을 요구하는 시위에 대한 권리보다 크다고 할 수 있는가와 관련해 법익의 균형성이 문제될 수 있다.
헌재는 이와 관련해 침해되는 이익이 과도함과 법익의 불균형을 문제삼았을 개연성이 높다 하겠으며, 이러한 문제의식은 현대의 법치국가 원리가 20세기 초반까지의 형식적 법치에서 나아간 실질적 법치를 기본이념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타당하다고 하겠다.
3. 헌법불합치결정은 위헌결정과 달리 위헌의 효력이 즉각적으로 나타난다고 볼 수 없다. 법개정시한을 정하고, 그 이전까지는 당해 법률의 효력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검찰이 공소를 제기한 경우라고 한다면, 헌법불합치결정을 근거로 이러한 공소제기를 문제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것이 현 정부가 가진 민정분야에서의 국정운영기조와 관련되었다고 비난할 수는 있겠지만 말이다.
다만 적어도 현정부가 인식하는 법치가 초기 입헌국가의 '형식적 법치'였다면, 이에 대한 궤도수정을 하는 발판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는 전향적이라 할 것이다.
참고문헌 : 김성수, '행정법판례평론', 2006, 홍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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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째 계속 이런 글(?)이나 쓰고 있다. 그나마 저속한 내용은 없는 게 다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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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9/09/24 19:58 | 三枚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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